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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류 문명과 곤충

작성자 사진: 상주 서
상주 서
6시간 전
1분 분량

시간을 아주 멀리 되감아 본다. 인간이 두 발로 서기 한참 전에 이미 하늘에는 날개가 있었다. 땅속에는 굴이 있었고 물가에는 더듬이가 흔 들렸다. 곤충은 이 행성의 첫 비행자였다. 첫 농부이자 첫 건축가이기도 했다. 우리가 도착했을 때 세계는 이미 그들의 손으로 한 번 지어진 뒤 였다. 그들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과 결이 다르다. 인간의 역사 전체가 그들 에게는 한 철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. 그 긴 세월 동안 곤충은 서두르지 않았다. 자랑하지도 기록을 남기지도 않은 채 제 일을 했을 뿐이다. 꽃 을 열고 흙을 갈고 주검을 거두었다. 세계가 멈추지 않도록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톱니를 돌린 것이다. 우리가 문명이라 부르는 것은 그 조용한 회전 위에 얇게 얹힌 한 켜다.

 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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